Wasatch 산책 1

인간 복제 이야기

얼마전 미국신문 US Today에서 미국인들을 상대로 복제하고 싶은 인물과 복제해서는 안될 인물을 조사해 화제를 던 졌다.

복제하고 싶은 인물은 사랑과 희생의 화신 테레사 수녀, 국민을 편안하게 했던 레이건 대통령, 성실한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이 1, 2, 3위 였고 복제해서는 안될 인물로는 거짓말쟁이 O.J 심슨과 도덕성이 의심되는 클린턴 대통령이 1, 2위로 뽑혔다.

한국에서도 고대(高大)신문이 학생들을 상대로 이와 똑같은 질문을 던졌단다.

복제하고 싶은 인물은 김구, 테레사 수녀, 박정희 대통령이 1, 2, 3위였으며 복제해서는 안될 인물로는 김영삼 대통령, 히 틀러가 1, 2위로 뽑혔다.

미국에서의 조사결과로 유추하면 김대통령이 국민을 편안하게 못하고 도덕성이 의심되는 인물로 평가된 듯 하다.

4년전 정권출범때는 90%가 넘는 국민지지를 받으며 개혁과 사정을 쉴틈없이 주도해온 김대통령으로서는 얼마나 억울하고 비통해 할까 딱한 생각이 든다.

옛날에도 풍자적 블랙코미디는 무수하게 많았지만 언로(言路)가 막힌 독재정권아래서 비밀스럽게 생겨나 쉬쉬하며 퍼 트렸지만 이제는 아주 자연스럽게 생성되고 공개되는 것 같다.

양파까는 Y.S라는 제목의 내용인즉 전두환 전대통령이 저승에 가서 아침, 점심을 다 굶은채 하염없이 시골길을 걷고있 는데 마침 중국집이 보였다. 체면불구 들어온 전대통령의 행색을 본 주인이 누구냐고 물었다. 전직 대통령 누구다라고 대 답하자 시큰둥한 표정으로 짜장면 한그릇만 달랑 갖다줬다. 그거라도 감지덕지 먹으려고 막 젓가락을 드는데 방문 틈으 로 낯익은 손님이 탕수육에다 팔보채를 벌려놓고 죽엽청주를 신나게 마시고 있는게 보였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었다. 전 대통령이 주인을 불렀다. "여보쇼 나도 명색이 대통령이었는데 누구는 방안에서 팔보채 주고 나는 홀 바닥에서 짜장면만 주는거요?" 그러자 주인이 한마디했다. "주제에 짜장면도 고마운 줄 알어, 노태우는 지금 배달 나갔어" 찔금해진 전통이 할 수 없이 짜장면을 다먹고 난 뒤 문득 Y.S가 생각났다. "주인장 Y.S는 지금 뭐먹고 있소?" "먹는 거 좋아하네 그 친구 지금 주방에서 양파까고 있어!"

잘났건 못났건 지도자를 두고 아무리 言路가 자유롭다고 이래도 되는 건지 웃기만 하기에는 민망한 생각도 든다. 상황 적으로 나라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면 어느 정도의 과오는 덮어주는 것도 지도자에 대한 인간적 애정과 아량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지도자는 크고 작은 사회나 단체를 막론하고 냉철한 결단성이 있어야 된다. 그것만이 양파까는 신세를 면하고 인간복제는 되서는 안되겠지만 복제돼서는 안되는 대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봉복 - 유타 코리아나 97년 4월호 기고)

[ 유타 코리아나 | Wasatch 산책 ]

Wasatch 산책 2

"배고파 죽갔시오...쌀좀 주시라요"

6백만에서 8백만명의 북한주민이 굶어 죽어가고 있으며 어린이들은 영양실조로 머리색까지 변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 어린이 134명이 영양실조로 죽었으며 전체 어린이 15.3%가 심각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북한당국이 평양 주재 유엔기구 대표들에게 지난 4월8일 브리핑하였다고 한다.

사회주의 지상낙원을 건설했다고 선전을 해온 북한이 자존심을 버리고 아사자가 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으 로 봐서 식량난이 얼마나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는가를 보여주는 본보기가 아닐 수 없다

철의 장막 북한 - 거짓말만을 일삼아온 북한의 말을 정말 믿을 수 있는가? 쌀을 구걸하여 군량미로 쓰는 것은 아닌가? 아니면 고위층만 배불리 처먹고 인민은 여전히 굶어 죽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아직도 남아 그들이 굶어 죽는다는 소리가 실감이 나질 않는다.

그러나 이젠 정말 막다른 골목에까지 온 것 같아 조급함 마저 든다.

지난 4월4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북한을 방문하여 구석구석 살펴보고 온 미국 민주당의 토니 홀 의원이 6백만 내지 8백 만명의 북한 주민이 굶어죽을 위기에 처해있다고 증언하면서 대북 식량지원을 호소하고 나왔다. 금년 5월을 넘기기 어렵 다는 그의 말이다.

또 그를 수행했던 미국 USA TODAY 바바라 스레이븐 기자는 '북한식량난 르포'에서 미국 안과 밖의 여론을 움직여 북한주민의 생명을 구하는 일에 비상을 걸고 있다. 또 미 국무부에서도 북의 식량원조를 대, 내외에 호소하며 정치적 문제를 떠나 인도적 차원으로 도와야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LA 한인 사회에서는 우리민족 서로돕기운동 LA본부가 결성되어 북한동포를 위한 긴급 옥수수 1천톤 보내기 캠페 인을 전개하여 사회와 교회단체는 물론 개인들의 옥수수 1천톤(169불)분의 성금이 속속 답지하고 있다.

FAO(세계농업기구)가 제시하는 생존가능 최소영양공급기준이 하루 485그람인데 반해 북한이 96년에 주민 1인에 곡물지 급량이 300-350그람이었으며 97년에 와서는 100-150그람을 배급한다는 얘기인데 이는 밥 반 공기가 1인 하루치라는 결 론이다.

우리 유타 한인사회에도 16개의 교회와, 교역자 연합회와 교회협의회, 한인회, 상공회의소, 골프회 등 무수한 단체가 산재해 있다. 원조된 식량이 정상적으로 배급되는 과정을 국제 감시단이 확인하고 있는 요즈음 필요 이상의 의구심으로 인하 여 식량원조를 더 이상 망설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1984년에 이디오피아의 기아상태에 식량원조가 늦어져 1백만명이 굶어죽었던 사실을 우리는 절대로 잊지 말아야 될 것 이다.

(이봉복 - 유타 코리아나 97년 5월호 기고)

[ 유타 코리아나 | Wasatch 산책 ]

Wasatch 산책 3

자식은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

요즈음 한국식당에 들러보면 제법 우리 동포들이 많이 보인다. 그런데 아는 분보다는 모르는 분이 더 많은 것을 느낀다. 우리 한인사회가 그만큼 발전한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 한편 뿌듯한 기분도 든다.

유타주도 캘리포니아나 뉴욕처럼 벌써부터 발전하고 인구도 많았으련만 이곳 주민들은 그러한 발전을 원치 않았다고 한 다. 발전하는 만큼 범죄나 마약도 함께 들어와 사회를 문란케 하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꼭 막는다고 늘 깨끗한 것도 아니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사는 유타는 발전은 늦어도 순진한 도시라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한인사회도 인구증가도 늦고 사회발전도 늦은 것 같다. 대신 순진하고 한결같이 욕심들이 없고 착하다고 한다. 한인회도 말썽 없는 한인회로 널리 정평이 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유타주에도 깽이 들어오고 마약사범이 체포되고 취중운전자들이 늘어나고 여기 저기에 낙서들이 TV 화면에 비칠 때에는 마치 캘리포니아 뉴스를 보는 듯 하다. 우리한인사회도 청소년 자녀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가정 들이 적지 않은 모양이다. 자녀문제야 예나 지금이나 어느 가정이나 겪어야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야할 것이다. 자식을 너무 학대하는 것도 문제이나 과대 자랑하는 것도 어딘가 모자라 보이는 것 같아 보인다. 자녀문제는 있는 가정이나 없 는 가정이나 배운 가정이나 못 배운 가정이나 덕망이 있는 가정이나 없는 가정이나 모두다 가지고 있는 과제다.

어떻게 보면 어느 가정이나 겪어야 하는 성장과정의 아픔이라고 보아야할 일인 것 같다. 그런데 우리는 내집 일이 아닌 것으로 착각하거나 내집 아이는 사춘기적 호기심이고 남의 애는 불순한 불륜으로 보아지는 것이 안타까운 일인 것이다.

어느 부모든 자식이 고삐 풀린 망아지새끼가 되어 여기 저기에서 남의 발에 채이기를 바라는 부모는 없다. 바쁘고 또 늙 어서 힘이 빠졌어도 그 고삐만은 놓아서는 안될 것이다.

자식은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 후배는 선배의 등을 보고 성장한다. 그리고 이민 초기자는 이민사회의 올드타이머들의 등을 보고 생활한다. 또 교회는 목사만큼 성장된다.

김현철이는 아버지와 전직 대통령의 등을 보며 자라왔다. 사과상자에 현금을 날라다 돈세탁을 하고 요소요소에 자기인맥을 구축하고 정보정치를 꾀하며 요정정치를 벌리며 흥청거리는 것부터 배웠다. 그리고 한 것도 잡아떼는 것과 젊은이답지 않게 거짓과 능청을 아버지와 전직 대통령 뺨치도록 재현하고 있다.

돌려버리면 쉽게도 남이 되는 등인데 그 등이 이렇게도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할 때 싫다고 쉽게 등돌리는 짓도 참으로 조심할 일이다.

요즘은 어린아이들이 어른을 뺨치는 세상이라 이런 웃지 못할 얘기 한토막이 있다.

초등학교 3학년 짜리 꼬마가 2학년 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여학생쪽 학부모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남학생 부모는 할 수없이 변호사를 선임했는데 사건 내용도 그렇고 해서 여변호사에게 변론을 맡기게 됐다.

공판이 열리는 날 여변호사는 갑자기 꼬마의 바지를 홀랑 벗긴 뒤 고추를 꺼내잡고 재판장에게 "이것 보십시오. 이렇게 쪼그만 고추로 어떻게 성폭행이 가능하겠습니까?" 재판장이 목을 길게 빼고 꼬마의 고추를 내려다보면서 "하긴 그렇겠군요" 하고 고개를 끄덕끄덕 했다.

자신감에 넘친 여변호사는 꼬마의 꼬추를 계속 흔들어 보이며 "그렇죠? 정말 그렇죠" 라고 의기 양양해 있는데 갑자기 꼬마가 울상이된 채 변호사의 귀에 대고 이렇게 중얼거렸다.

"변호사님 자꾸 만지면 우리 쪽이 불리해져요."

(이봉복 - 유타 코리아나 97년 6월호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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