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타제일장로교회 1998. 3. 29.  주일 대예배

접촉점

막 5:25-34

제가 약 6년 전에 모르고 발로 대못을 밟은 적이 있습니다. 발바닥에 구멍이 생기고 피가 줄줄 나왔습니다. 응급실에서 두시간을 기다리면서, 이렇게 많이 흘려도 되는가 생각이 들 정도로 좀 섬뜩했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한 여인, 이름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는 이 여인은 무려 12년동안 피를 흘 렸습니다. 두시간을 흘려도 겁이 나는데 12년을 흘렸으니 그 고통이 오죽 했겠습니까?

딱한 것은 그 오랜 세월동안 고칠 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용하다는 의사는 다 찾아가 보았고, 좋다는 약은 다 써보았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요새 말로 하면 산삼도 먹어보고, 뱀도 먹어보 고, 사슴피도 마셔보고, 고약도 발라보고, 침도 맞아보고, 방사선 치료까지 다 해보았지만 소용 이 없었다는 말입니다.

당시 보험이 어디 있습니까? 가산을 탕진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낫기만 하면 오죽 좋으련 만 오히려 더 도지고 말았습니다.

병도 대접을 받는 병이 있다는데 이 혈루병은 그런 병하고는 거리가 멉니다. 이 사람이 어디 앉기만 하면 그 앉은 자리는 부정한 자리가 되버리기 때문에, 어디 마음대로 앉지도 못합니다. 만지기만 해도 부정해지니깐 물건도 함부로 만지지 못합니다. 멀리 어디로 가버려야 되는 병이 이 혈류병입니다.

그렇게 죽지 못해 살고 있는데, 어느날 어떤 이상한 소식을 들었습니다. 온 나라를 돌아 다니면 서 복음을 전하는 분이 계신데, 이 분을 만나기만 하면 문둥병자도 고치고, 앉은뱅이도 일어나 고, 죽은 자도 살아난다는 것이었습니다.

귀가 번쩍 뜨였습니다. "아니, 그렇다면 나도 다시 가족과 함께 밥도 먹을 수 있고, 오손도손 둘 러앉아 이야기도 할 수 있다는 것인가?" 그때부터 이 여인의 가슴 속에는 작은 꿈 하나가 들어 가게 되었습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젊은이가 꿈이 없으면 술을 마시게 되고, 가장이 꿈을 없으면 가정을 버 리게 되고, 민족이 꿈이 없으면 망하게 된다."

개인이나 국가나 꿈이 있어야 합니다. 꿈이 없으면 믿음도 생기지 않습니다. 물이 콸콸 쏟아져 도 그릇이 있어야 물을 담을 수 있는 것처럼, 꿈이 있어야 믿음을 담을 수 있습니다.

정치가 우리를 살리는 것 아닙니다. 제도가 잘 되고, 경제가 잘 풀려도 내 마음이 병들고 내 가 정이 멍들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인격의 변화가 먼저입니다. 그래서 꿈이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신 화평의 꿈, 치유의 꿈, 축복의 꿈, 영생의 꿈이 있어야 합니다.

이 여인은 이런 꿈을 가지고 주님께 달려 나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사람들이 구름 같이 모여 있습니다. 예수를 중심으로 밀고 당기고 있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을 보자, 순간 수치심이 일어 났습니다. "내가 꼭 이렇게 해야 하나..."

천천히 갈 때가 있고 서둘러 갈 때가 있습니다. 한국 경제가 잘 나가다가 스톱 된 이유 중에 하나가, 좀 천천히 가야 할 때 천천히 가지 못한 것 때문입니다. 덜 벌더라도, 다지면서 갔더라 면 괜찮았을텐데 너무 서둘렀습니다. 이제서야 한국은 그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반면 서둘러야 할 때가 있습니다. 911 프로그램을 보시면, 그 응급요원들의 시간의 단위는 1초 입니다. 그 1초 상관에 사람이 살고 죽습니다. 1 시간이면 늦은 정도가 아니라, 일이 다 끝난 시간입니다.

영적인 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둘러야 할 때가 있는데, 특히 구원 문제가 그렇습니다. 전에 도 말씀드렸지만, 어떤 느긋한 분이 계셨습니다. "언젠가는 하겠지... 언젠가는 나도 기도 유창하 게 하는 날이 오겠지... 언젠가는 나도 장로 정도는 되겠지...언젠가는 나도 교회 하나 멋드러지 게 세울 때가 오겠지..." 하다가 세례도 못받고 30년이 흘렀습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당부하고 있습니다. "오늘이 구원 받을 만한 때이다." 여러분, 내일이 아닙니 다. 10년 후도 아닙니다. 바로 오늘입니다.

이 여인도 그런 판단을 내리고 주님께 돌진했습니다. 주님의 옷자락을 만졌습니다. 다른 것은 한 것이 없습니다. 그냥 옷자락만 만진 것 밖에는 없습니다. 그런데 그와 동시에 혈루 근원이 마르면서, 12년 고질병이 완전히 나아버렸습니다. 할렐루야!

어떤 공부를 많이 한 학자가 배를 타고 강을 건너고 있었습니다. 배안에는 사공과 학자 단 둘 이었습니다. 심심해서 학자가 말했습니다. "혹시 자네는 칸트를 아는가?" "쇤네가 그런 것을 어 떻게 압니까?" "아니, 그 유명한 철학자도 모르는가?" "못 들어봤습죠." "그러면 천문학에 대해 서도 좀 아는가?"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러면 역사도 모르고 예술도 모르겠구먼?" "저 는 그저 고기나 잡고 배 젓는 것 밖에는 모릅니다요." 학자는 속으로 생각하기를, '하긴, 이런 무식한 것이 어떻게 넓은 세상을 알겠나.' 쯧쯧 혀를 찼습니다.

대화가 끊기고 한참을 가는데 강 복판 쯤 이르러서 바람이 몹시 불기 시작했습니다. 배가 갸우 뚱 대더니 균형을 잃고 뒤집어지고 말았습니다. 둘이다 다 물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물살이 몹 시 세고, 수심이 깊은 강물입니다. 학자가 소리쳤습니다. "여보게, 나 좀 살려주게" "아이구 학 자님, 이렇게 나오면 됩니다요." 사공은 능숙하게 수영을 하면서 말을 합니다. "여보게 내가 어 떻게 그것을 하나? 잔소리 말고 나부터 살려줘!" "양반 나리, 이제 보니깐, 여기서는요, 철학이 나, 천문학보다는 수영이 필요한댑쇼. 쇤네 먼저 나갑니다."

세상이 복잡해져서, 철학도 알아야 하고, 정치도 알고, 경제도 알아야 하고, 운동도 잘 하면 좋 고, 컴퓨터도 알아야 하고, 예술도 좀 알아야 합니다. 인생의 배가 잘 갈 때는 그런 것들이 유 용하게 쓰일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내 인생에 폭풍우가 치고 파도가 들이칠 때는 한가지만 필 요합니다.

니고데모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아주 유식한 사람이었습니다. 정치도 알고, 시도 알고, 역사도 알고, 그리고 율법도 알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사 실 한가지를 몰랐습니다. 지옥에서 나와 천국으로 갈 수 있는 열쇠인데, 이 중요한 것을 몰랐습 니다.

사마리아 우물가의 여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여인도 이야기 보따리를 풀자면 며칠 밤을 새도 모자랍니다. 한 맺힌 인생, 수많은 남자들, 기구한 역정, 끝이 없습니다.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겪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한가지, 인생의 갈증을 해결해주는 물이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어느 집에 예수님께서 심방을 가셨습니다. 잔치가 벌어졌습니다. 진수성찬에 먹고 마시고 있는 데, 한 여인이 옥합병을 깨뜨렸습니다. 비싼 옥합입니다. 어머니에게서 받은 것인지 모르고, 아 껴두었다가 딸 결혼할 때 줄려고 했던 것인지 모릅니다. 냄새가 방안에 진동합니다.

그리고 머리카락으로 예수의 발을 씻습니다. 옛날 프랑스에서 독일 나치스에 협력을 했던 여 인들을 붙잡아 놓고 그 벌로 머리를 박박 깎아버렸습니다. 이만큼 여인에게 머리카락은 중요합 니다. 그런데 이 여인은 자기 머리로 남자의 발을 닦아주고 있습니다. 그 바람에 식사가 중지되 고, 분위기가 깨져버렸습니다.

그러나 이 여인에게는 진수성찬이 문제가 아닙니다. 분위기도 눈에 없습니다. 사람들의 시선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비싼 옥합도 상관이 없습니다. 자기 머리카락도 상관이 없습니다.

이 여인의 마음에는 단 한가지 밖에 없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예수, 나를 구원해주신 예수, 나 에게 소망을 주신 예수, 그래서 내가 마음껏 사랑하고 싶고, 내 인생을 다 바치고 싶은 예수." 이 여인의 마음에는 이것 하나 밖에 없습니다. 이 한가지를 보시고 예수님께서 칭찬하셨습니다. "이 여인의 아름다운 일은 길이길이 남으리라."

오늘 본문에 나오는 여인도 한가지를 알았던 여인입니다. "내 비록, 사람들은 많고, 서로 밀고 당기는 이런 와중에, 예수님을 향하여 절을 할 수도 없고, 찬송을 할 수도 없고, 헌금을 할 수 도 없고, 봉사할 수도 없고, 전도도 할 수 없는 형편이지만, 한가지는 할 수 있다. 주님의 옷자 락은 만질 수 있다." 그리고는 조용히, 표시도 나지 않게 겉옷만 살짝 만졌습니다. 그리고 거기 에 자기의 모든 마음을 다 쏟았습니다.

예수님 일행을 붙잡고, 따지고, 사람들이 이럴 수 있느냐, 이렇게 도도하냐, 이렇게 바쁘냐, 회당 장만 사람이냐, 사람 차별하기냐? 이러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중요한 사실입니다. 깊은 믿음입니다. 요란하지 않고, 드러내지 않고, 욕심내지 않는 소 박한 마음입니다.

그 한가지를 보시고, 예수님은 칭찬하셨습니다. "...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찌어다." 할렐루야!

사랑하는 여러분, 혹시 답답한 마음으로 뭔가 해답을 찾고 계시는 분들이 이중에 계십니까? 그 래서 수많은 인생의 의사를 찾아다니셨습니까? 학교도 다녀보고, 공부도 한번 해보고, 신문도 보고, 토론도 해보고, 돈도 벌어보고, 놀아도 보고, 여행도 다녀보고, 별 것 다 해보았지만, 그러 나, 아직 찾지를 못했습니까? 만족도 없고, 기쁨도 없이, 돈만 많이 들어가고, 시간만 가고 정력 만 소비되었습니까?

그렇다면 해답이 여기에 있습니다. 주님의 옷자락입니다. 전선이 굵든 가늘던 닿기만 하면 전기 는 통합니다. 비록 옷자락이지만 거기에 내 마음을 쏟아부으면 주님과 통할 수 있습니다. 옷자 락이 접촉점이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주님은 늘 우리 옆을 지나가십니다. 그 여인은 급한 김에 옷자락을 접촉점으 로 삼았습니다. 우리는 더 훌륭한 접촉점이 있습니다. 말씀도 있고, 기도도 있고, 그리고 예배도 있습니다. 바라옵기는 말씀안에서, 기도 안에서, 예배 안에서 그 접촉점 꼭 붙잡기 바랍니다.

그러면 반드시 응답이 올 것입니다. "분명히 누가 나를 만졌다. 내 몸에서 능력이 나갔다. 누군 가 분명히 내 이름으로 애타게 울부짖었다. 나를 간절히 찾는 자가 있다. 내가 이제 그를 속히 만나리라. 그리고 그를 찾아서 그의 기도와 소원과 간구를 다 들어주고, 그에게 필요한 것을 채 워주리라." 이 접촉점을 통해서 귀한 축복 받으시는 여러분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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